모 심던 날

 

지난 6월 1일, 홍천 최성현 선생님 댁의 모내기 날의 기록입니다. 늘 따뜻하게 맞아주시는 선생님과 바다님, 볼때마다 쑥쑥 자라는 귀염둥이 꼬마 승비,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운 동료 일꾼들, 다함께 부지런히 하루 일을 마치고 나서는 즐거운 막걸리의 밤을 보내곤 합니다. 안 하던 농사일을 온종일 하고나면 온몸의 근육이 쑤셔오지만, 늘 마음에는 좋은 기운을 가득 가득 불어넣고서 돌아오게 되는 이 특별한 일손돕기, 언젠가부터 빠짐없이 함께하고픈 연례행사가 되었습니다.
땅을 갈지 않는 자연농 논의 모심기는 조금 색다릅니다. 자연농을 처음 창안한 후쿠오카 마사노부식 씨뿌리기 –  진흙에 볍씨를 섞어 작은 공처럼 만들어 뿌리는 방법을 실제 논에 적용시키기에는 여러모로 한계가 있다고 하시네요. 그래서 후쿠오카의 자연농 철학을 이어받아 좀 더 실용적으로 바꾼 가와구치 요시카즈님의 방법을 적용하고 있다고 하십니다. 모판에 볍씨를 뿌려 키운 다음, 물을 채우지 않은 논으로 옮겨심고나서, 모심기를 끝낸 다음 물을 채워넣는 식이지요. 대형 농기계도 각종 약품들도 필요치 않은 대신에, 사람 손이 많이 가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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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농사꾼들에게 모내기 방법을 설명해주고 계신 최성현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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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모를 든 표정이 무척 비장합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초보농사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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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하나 정성을담아 모를 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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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모 하나 심는데도 조심조심, 시간이 한참 걸렸지만
점점 익숙해질수록 다음 줄로 넘어가는 속도가 빨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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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바닥에 엎드려 촬영중인 패감독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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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게 달려오는 귀염둥이 승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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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히 늘어선 모들이 파릇파릇 푸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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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발에 흙을 묻히고, 땅을 디디고 서서, 온몸을 움직여가며 노동하는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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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시작한 모심기는 해질 녘에야 끝났습니다.
주홍빛 햇살이 연둣빛 모들을 비추고, 길쭉한 그림자들이 쭉쭉 늘어서던 오후,
이 곳의 풍경, 사람들의 일하는 모습, 자연과 어울려 보낸 순간들, 모두가 아름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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