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이 아름답다

– 다큐 ‘자연농’을 이어가며 그동안 저희에게 큰 영향을 미쳤던 좋은 글을 주변 친구들과 함께 나눌 수 있다면, 같이 생각을 주고받고 키워나갈 수 있다면 참 좋을텐데, 하고 생각했습니다. 온라인을 통해 널리 이야기를 내보내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보다 오프라인에서 얼굴을 맞대고 좀 더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이곳 에딘버러에서 우리가 그런 모임을 마련해보자고 결심했습니다. 어떤 글을 고를까, 어디에서 어떻게 진행할까, 지난 몇 주 동안 서서히 모임을 준비해왔고, 마침내 오늘 저녁 ‘Art, Culture, and Philosophy’ 라는 이름의 첫 모임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 저희가 첫번째로 고른 글은 슈마허의 <작은 것이 아름답다> 중 4장 ‘불교경제학’입니다. 슈마허는 현대 산업사회의 본질적인 문제를 깨닫고, ‘인간 중심의 경제’를 찾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한 경제학자입니다. 이 책의 주요 내용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현대산업주의는 값싼(지금은 사정이 달라졌지만) 화석연료 덕분에 4가지 방향에서 잘못된 길을 걷고 있다고 슈마허는 비판했다. 기업이든 자본이든 모든 것이 점점 더 커지고 있고, 물건을 더 복잡하게 만들며, 생산에 드는 자본비용의 증가로 무슨 일을 하려면 부자거나 세력가가 돼야 하며, 기술이 자연 파괴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오로지 노동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목표인 산업주의는 그 과정에서 인간을 기계로 만들고 있다.
사회의 불평등을 개선해 나가고 또 진정한 노동을 되찾기 위해 그는 ‘작고, 간단하게, 자본이 적게 들며 (자연에 대해) 비폭력적인 기술’의 개발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기업은 인간적 접촉이 가능하도록 적절한 소규모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노동자의 자본 소유와 경영 참가가 폭넓게 보장되어야 하고 이익의 일부는 노사 동의 아래 필수적으로 환원해야 한다. 과학기술도 상위 10%를 위한 고도화보다 나머지 90% 다수를 위해 필요한 방향으로 하향 조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를 개념화한 것이 슈마허의 ‘중간(또는 적정)기술’이다.” (출처 http://news.hankooki.com/lpage/culture/201111/h2011110422420384210.htm)

– 아쉽게도 한국에 있는 분들과는 당장 이 모임을 함께할 수 없지만, 페이스북과 홈페이지를 통해 저희가 함께 읽는 글들, 그리고 모임에서 나눈 이야기들을 꾸준히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