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al Straw Documentary - Osamu Yoshino, Chiba, Japan

질문과 답변

Q) ‘자연농’은 ‘유기농’과 어떤 점에서 다른가요?

유기농과 달리 자연농은 화학약품을 일체 사용하지 않습니다. 또한 땅속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땅을 갈지 않고, 잡초를 뽑지 않습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사람에게 건강한 먹을거리를 공급하기 위한’ 인간중심적인 유기농의 관점, 그리고 ‘자연과 조화롭게 어울리며 그 속에서 건강한 먹을거리를 얻는’ 자연중심적인 자연농의 관점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연 본래의 힘에 따라, 작물 스스로 건강하게 자라나도록 하는 자연농에 비해, 유기농은 ‘친환경적인’ 비료와 약품을 사용한다는 점에서도 다릅니다. 예를 들어, 미국 농무부(USDA) 인증(USDA Certified organic food allows for the use of pesticides and chemicals)을 받은 유기농 식품 중 다수에 살충제와 화학비료 사용이 허가돼 있습니다.

 

Q) 잠시만요, 유기농 인증을 받은 먹을거리에도 농약이나 살충제가 들어있다는 말인가요?

각국의 여러 단체들은 ‘유기농 인증’ 기준을 정했습니다. 하지만 이 기준은 국가에 의해, 때로는 지방 정부에 의해 바뀝니다. 최근 미국에서는 유기농기준위원회(National Organic Standards Board)에서 마련한 “신청 물질” 목록에 포함된 농약, 병충해 방지 약품 일부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유기농 식품에 화학약품이 전혀 사용되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관련 추가자료)

 

Q) 기존 현대농법은 왜 문제가 되나요?

사람을 자연으로부터, 먹을거리의 근원으로부터 아예 단절시켜버렸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이로 인해 현대사회의 건강 문제, 질병 문제, 공동체 문제, 질병 문제 등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또한 대량생산, 단일작물 재배, 과도한 화학약품 사용 등으로 심각한 환경파괴를 초래했습니다. 물 부족, 표토층 상실, 토양 생명력 감소, 토양 미생물 부재, 수질오염, 토양사막화 등 현대 농업이 마주하고 있는 상황은 심각합니다.

정부와 대기업에서는 전문가와 과학자들을 도입하여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만, 그와 함께 예측하지 못했던 또 다른 역효과가 발생하며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이러한 악순환이 반복될수록 농부와 소비자, 자연환경 모두 더 큰 피해를 입게 됩니다.

 

Q) 저는 농부도 아닌데, 왜 제가 자연농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하나요?

세상 그 누구도 먹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대규모로 경작되는 화학약품 위주의 기존 농법은 자연환경을 파괴하고, 먹는 사람들에게도 매우 유해합니다. 이와 반대로 자연농의 농사방식은 자연과 사람 모두에게 이롭고 도움이 됩니다.

자연농은 먹을거리를 키우는 농부들에게는 자연에 대한, 그리고 그걸 먹는 사람들에 대한 중요한 ‘책임’이 있다고 여깁니다. 일본의 자연농 농부 오키츠 님은 “저는 건강한 환경 속에서 건강한 먹을거리를 키우고 있고, 제 작물이 사람들을 건강하게 돕는다고 생각합니다. 그걸로 충분하지요.” 라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자연농은 먹을거리를 키우는 일이 단지 경제활동에 그친다는 일반적인 생각들과 반대로, 농사 그 자체가 사람과 환경을 위한 일이라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또한, 다큐 ‘자연농’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핵심은 단지 먹을거리에 대한 것만은 아닙니다. 깊은 산 속이나 바닷가가 아니더라도, 도심 속 작은 공원에서도 우리는 ‘자연’을 만날 수 있습니다. 자연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 그저 머물며 느끼는 것 만으로도 우리는 많은 것을 이해하게 됩니다. 이렇듯 자연과 가까이 이어지고, 또한 자연에 감사할 줄 아는 태도를 지니는 것은 자연의 일부분인 인간으로서 필수적인 부분입니다.

다큐 ‘자연농’은 사람과 자연, 모두에게 이로운 ‘자연농’의 세계와 그 안에 담긴 지혜를 전달합니다.

 

Q) 그렇다면 어떻게 자연농을 해야 합니까?

자연농은 아주 단순합니다. 농부와 작물이 자라는 땅이 아주 가까이, 마치 한 가족처럼 연결되어야 합니다. 달리 말해 자연농은 정해진 ‘방법’이 없습니다. 기후와 땅, 작물 등 모든 조건이 매우 다르기 때문에 농사의 방식도 각 농부들마다 모두 다릅니다. 다만 최소한의 기본원칙, 그리고 자연을 대하는 태도는 동일합니다. 후쿠오카 마사노부의 ‘짚 한 오라기의 혁명’ 에서는 자연농의 4대 원칙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습니다.

– 땅을 갈지 않는다.

– 농약을 뿌리지 않는다.

– 제초하지 않는다.

– 비료를 주지 않는다.

이 4대 원칙에는 자연을 섬기고 공경하는 마음가짐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자연농은 그 무엇보다도 이 자연을 먼저 생각하고 그 섭리에 맞춰나가고자 합니다. 기존 농법에서처럼 회사의 상품목록을 보고 필요한 비료와 농약들을 구입해서 뿌리는 방식과는 완전히 다르지요.

이와 같이 자연농은 건강한 먹을거리를 생산함과 동시에, 사람과 자연 모두에게 이로운, 진정으로 지속가능한 농사방법입니다.

 

Q) 참 좋은 생각입니다만, 현대 과학기술로 이끌어낸 대량생산이 없다면 어떻게 전세계 60억 넘는 인구를 먹여 살릴 수 있죠?

중요한 지적입니다. 현재의 농업 기술이 놀라운 수준으로 발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에는 약 1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굶주리고 있습니다. ‘더 많은 기술 발달’과 ‘더 많은 재정 지원’을 통한 문제 해결방식은 언뜻 보기엔 정답처럼 보일지 모릅니다만, 더 넓은 시야에서 봤을 때 상황을 잘못 인식하고 있다고, 전체의 아주 작은 한 부분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오늘날 식량 총 생산량은 전 세계 인구를 먹여살리고도 남습니다. 그런데도 왜 기아가 발생할까요? 문제의 핵심은 어디에 있을까요? 이 사실에 대해 좀 더 살펴봅시다.

– 미국에서 생산된 옥수수의 80%는 사람들이 먹는 식량으로 쓰이지 않고 짐승 사료나 연료로 사용됩니다. 만약 이 옥수수들이 사람들이 먹는 식량으로 쓰인다면, 5억 명의 굶주린 사람들을 먹일 수 있습니다.

– 영국에서는 2009년 한 해 동안 44,221명이 과식으로 인해 사망한 반면, 굶주림 때문에 사망한 사람들은 5명뿐입니다.

문제는 식량 생산의 부족이 아닙니다. 넓게 보았을 때 이 문제는 전체 산업과 모든 공업화된 국가들로 이어집니다. 빈곤 문제는 본질적으로 현재의 식량 사용 방식, 소비 습관, 유통 방식의 문제점들과 연관됩니다. 만약 적절한 유통방식을 통해 낭비 없이 제대로 공급된다면, 또한 지역 생산-소비 중심의 적절한 체계를 갖춘다면,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면서 고용 문제 역시 나아질 것이며 나아가 빈곤 문제도 완화될 수 있습니다.

전 세계 인구를 부양하기에는 식량이 부족하고, 또한 이 식량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GMO 같은 기술적인 발달이 필요하다는 건 기업 중심의 시각에서 빚어낸 허울 좋은 논리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다큐 ‘자연농’은 모든 이들을 자연농 농부로 개조시키려 하지 않습니다. 다만 도시의 콘크리트와 잔디, 아스팔트 층 사이에 끼인 우리의 삶에서 잃어버린 무언가가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인간 존재에 대해, 자연과의 보다 깊은 연결에 대해, 그리고 보다 행복하고도 책임감 있는 방식으로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생각들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Q) 왜 지금껏 자연농이 알려지지 않았던 거죠?

(왜냐하면 아직 이 다큐멘터리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자연농은 농사 ‘방법’이라기보다는 ‘철학’에 가깝습니다. 1978년 처음 출판된 ‘짚 한 오라기의 혁명’은 당시 베스트셀러에 오를 정도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기존의 다른 농법과는 달리, 자연농은 소유권이나 경제적 이익을 강조하지 않는 일종의 ‘오픈 소스’ 형태의 농법입니다. 높은 수익을 위한 아이디어들이 아주 빠른 속도로 퍼져나가는 것에 비해, 그렇지 않은 자연농이 퍼져나가는 속도는 매우 느렸습니다.

그러나, 이 여정을 통해 우리는 전 세계 곳곳의 자연농을 실천하고 있는 농부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블로그를 통해 취재 과정에서의 다양한 만남과 경험들, 저희의 생각들에 대해 자세히 살펴볼 수 있습니다.

 

Q) 어떻게 이런 정보들을 얻을 수 있었나요? 그리고 앞으로는 어떻게 펼쳐나갈 계획입니까?

저희는 수십년간 묵묵히 농사를 지어오고 있는 농부들로부터 자연농의 지혜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 농부들은 선뜻 저희들을 논밭으로, 집으로 초대해주었고, 삶을 통해 쌓아온 지식과 철학, 그리고 그들만의 자연농 경험에 대해 아낌없이 나눠주었습니다.

저희는 다큐멘터리 완성 이후에도, 자연농에 담긴 가치관을 더욱 널리 알리고 퍼뜨리기 위해 예술 프로젝트, 이동 상영회, 전시회, 웹진 및 책 발간 등의 다양한 계획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Q) 후쿠오카 마사노부는 누구입니까?

후쿠오카 마사노부는 일본의 농학자입니다. 검역관으로 근무하던 중, 불현듯 인간의 지식을 비롯한 현대문명이 모두 허상임을 깨닫고 과학적 진보에 의존하지 않는 삶에 대해 꾸준히 고민했습니다.

그가 제안한 농사 방법은 매우 단순합니다. 자연스럽게 자연 속에 존재하면서, 단순하게 식량을 생산합니다. 자연과 맞서는 대신 그 속에서 조화롭게 살아갑니다. 25개 언어로 번역되어 널리 알려져 있는 책, ‘짚 한 오라기의 혁명’에 그의 철학이 잘 담겨 있습니다.

 

Q) 후쿠오카 마사노부는 지금 어디에 있나요?

후쿠오카 마사노부는 2008년 95세를 일기로 농장에서 평화롭게 눈을 감았습니다. 하지만 그의 철학은 오늘날까지 생생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직도 그의 업적에 대해 모르고 있는 사람들이 많긴 합니다만, 그의 ‘자연농’ 정신은 널리 퍼져나가 다양한 책이 출간되었고, 각종 연구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으며, 국제적으로 널리 인정받고 있습니다.

Q) 자연농에 대해 더 알고 싶습니다. 어디에서 배울 수 있을까요?

자연농에 관한 책들이 여러 권 출판되어 있습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책은 후쿠오카 마사노부의 ‘짚 한 오라기의 혁명‘ (최성현 번역, 녹색평론사) 입니다. 가와구치 요시카즈의 ‘신비한 밭에 서서‘ (최성현 번역, 들녘) 도 실제 사례와 풍부한 사진을 바탕으로 자연농 철학에 대해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가와구치 요시카즈 님이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일본의 ‘아카메 자연농 학교‘ 는 매월 공개 강의를 진행하고, 간단한 기록을 홈페이지에 정리하여 올리고 있습니다. (구글 번역을 통해 대강의 내용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 내 다양한 강의 기록들을 살펴보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