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숲속 잔치

지난 토요일 양재 시민의 숲에서 ‘숲에서 만나는 소소한 예술’이라는 제목의 가을축제가 열렸습니다. 재작년부터 꾸준히 고마운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밸류가든 신은희님의 소개 덕분에, 저희 두 사람은 ‘자연 그림 그리기’ 부스로 축제에 참가했습니다.

일찌감치 도착해서 가을숲 곳곳을 누비며 바닥에 떨어진 꽃과 열매와 잎사귀를 두루 모았습니다. 그리고 그 재료들로 아름다운 만다라를 테이블 위에 그려두었지요. 그리고 만다라를 재료로 삼아 모두 함께 즐겁게 그림을 그렸습니다. 정해진 규칙은 딱 두 가지, 그림을 그리기 전 ‘고맙습니다’ 하며 숲의 생명들께 감사 인사를 올리기, 그리고 잎사귀 하나, 열매 하나, 소중한 재료를 조금씩 아껴쓰며 그리기.  부모님과 함께 온 꼬마부터 연세 지긋한 어르신들까지, 모두가 어우러져 즐겁게 그림을 그렸습니다.  처음엔 머쓱해하던 아이 아버님께서 아이보다 몇 배 더 즐겁게 그림을 그리시는 모습에 제 마음도 한껏 즐거웠지요. 홀로 찾아와 가장 오랫동안 부스에 머물며 섬세하게 조심조심 작품을 만들어나가던 꼬마의 진지한 손놀림에도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화사한 오후 내내 가을볕은 눈부셨고, 선선한 바람이 기분좋게 불어왔고, 자연과 함께하면서 모두가 행복해했지요. 뜻깊은 자리를 마련해주신 분들, 그리고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