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밭에 누워 햇볕을 쬐는 즐거움

오랜만에 반가운 소식을 전합니다. 올 여름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스트라노 국제단편영화제 (Strano Film Festival)에서 저희 다큐가 상영됩니다. 영화제의 주제는 ‘땅의 미래’, 아쉽게도 저희가 직접 참가하진 못하지만, 사진으로 접하는 영화제의 풍경이 몹시 아름다워서 마음이 설레입니다. 저희 다큐에 담긴 농부들의 지혜로운 이야기들이 멀리 이탈리아에서도 잔잔히 번져나간다면 좋겠습니다.

 
한편 일본에서는, 지난 겨울 무인양품 매장에 이어 또다시 뜻밖의 장소(!)에서 저희 다큐 상영회와 북토크가 열립니다. 바로 오사카 도심 한복판에 자리잡은 ‘한큐 백화점’인데요, 특히 다큐 중반에 한큐 백화점의 식품코너가 등장하기도 해서 더더욱 이 인연이 신기하고도 재미있게 느껴집니다. 이번 상영회는 IN/SECTS 매거진에서 주최하는 ‘ASIA BOOK MARKET (7/24~29)’ 에 포함되어 진행됩니다. 상영회 및 북토크와 함께 허브차 워크샵도 차차 계획중인데요, 세부 일정은 정해지는 대로 다시 소식 전하겠습니다.

요즘 다시 읽고 있는 책 <식물은 위대한 화학자>에 나오는, 후쿠오카 마사노부님의 뜻깊은 말씀과 함께 이번 소식을 마무리합니다. 슬슬 더워지는 초여름, ‘풀밭에 누워 햇볕을 쬐는 즐거움’을 만나보시길 바라며, 몸도 마음도 싱그럽게 건강한 여름날을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사람들은 으레 흙에 대해서 가장 잘 아는 사람은 토양학자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플라스크나 시험관 안에 들어 있는 무기물에 대해 아무리 광범위한 지식을 갖고 있어도, 풀밭에 누워 햇볕을 쬐는 즐거움을 모른다면 흙이나 땅에 대해서 무엇 하나 안다고 할 수 없다. 그가 아는 흙이란 전체에서 조심스럽게 떼어낸 일부분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완벽하고 완전한 흙은 잘게 나뉘어 분석되기 이전의 자연적인 흙밖에 없다. 자기들만의 꾸밈없는 방식으로 어떤 것이 진짜 자연적인 흙인지를 가장 잘 알아내는 이들은 바로 어린아이들이다. ” _ 후쿠오카 마사노부, <생명의 농업>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