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작은집

7월의 첫날, 저희 다큐 ‘자연농’팀은 서울에서 대전으로 옮겨왔습니다. 앞으로 두 달 동안 ‘대동작은집‘ (열린 도서관 겸 작가들을 위한 창작공간)에서 지내면서 남은 다큐 작업들을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이제 사흘째, 이 뜻깊고 재미난 공간과, 이곳에서의 차분한 생활과 서서히 친숙해지고 있습니다. 언덕 위 높다란 곳에 자리잡은 이 집은 전망이 참 좋고 바람이 잘 듭니다. 이름처럼 ‘작은집’이지만 오밀조밀한 실내가 활짝 틔어 있어서, 큼직한 창문이 많아서 갑갑한 느낌은 전혀 없지요. 곳곳에서 모여든 이야기가 담긴 책들, 그리고 구석구석마다 이 공간을 아끼는 사람들이 정성껏 손질해놓은 흔적들, 눈길 닿는 곳곳마다 사람의 온기가 느껴지고 괜시리 웃음이 납니다. 이렇게 멋진 곳에 자리를 잡게 되다니, 참으로 행운이로구나, 그러니 더더욱 알차게 이 시간을 잘 보내야겠구나, 하고 단단히 다짐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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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차게 세워본 두 달 간의 다큐 작업목록과 매일의 일과표입니다.
시작 첫날엔, 이상하게도 알람이 안 울려서 6시 기상은 실패했지만,
둘째날인 오늘은 부지런히 일어나 하루 일과를 잘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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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맞은편에 있는 계단으로 조금만 걸어올라가면 이런 산길이 쭉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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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명상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친구들에게 가져다 줄 들꽃을 챙겨왔습니다.

길 아래로 보이는 파란 물탱크의 작은 집이 바로 ‘대동작은집’입니다.

Booyoung Song (ant) and Eunduk Seo (accordion musician) who run the residency program (CC BY-SA, Suhee Kang)

‘대동작은집’을 마련한 두 분, 서은덕님과 송부영님입니다. 대전 대흥동의 ‘산호여인숙’을 운영하고 있는 두 분은 우연히 이 곳 작은집을 발견하고, 지역주민을 위한 작은 도서관 겸, 작가를 위한 창작공간으로 이 곳을 마련했습니다. 3년 전 오래된 여인숙 건물을 단장하여 문을 연 ‘산호여인숙’에서는 매달 ‘짜투리시장’과 전시, 공연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활발히 열리고 있고, 원도심레츠 등 지역문화운동의 중심지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막 새로 문을 연 이곳, ‘대동작은집’은 또 어떤 새로운 역할을 하게 될지, 기대가 됩니다. ‘대동작은집’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블로그를 참고해주세요.

http://blog.naver.com/casinh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