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잎사귀 워크샵‘이라는 블로그 글을 쓰면서 간단히 적었던 ‘잎사귀 카드 만드는 법’ – 전시를 준비하며 사진과 함께 다시 정리해보았습니다 🙂

잎사귀들을 모을 때, 꼭 지켜야 할 몇 가지 규칙이 있습니다. 식물에게 고마운 마음을 충분히 전할 것, 최대한 식물이 다치지 않게 조심스럽게, 그리고 최소한만 가져올 것. 사실 이 취미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던 초반엔 ‘내가 살아 있는 식물을 죽게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죄책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시 마음을 고쳐먹기를, ‘자연스럽게 왔다가 그 자리에서 사라지는 식물도 있고, 나와 인연이 이어져서 새로운 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또 다른 종류의 삶을 살아가는 식물도 있다. 그 ‘여행’ 덕분에 더 많은 사람들이 자연의 아름다움을 알고, 감탄할 수 있게 된다면, 그 역시 뜻깊은 일이 아닐까. 식물로서도 기쁜 일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잎사귀를 모을 때는 늘 ‘저와 함께 여행을 떠나지 않으실래요?’ 하고 말을 건넵니다. 기꺼이, 즐겁게 새로운 여행에 나서주길 기원하면서요.

모아온 잎사귀들, 그리고 잎사귀들이 머무를 책과 수첩



위 사진처럼 책등에 가깝게 넣어야 책장 사이 압력으로 납작하게 잘 마릅니다.
아니면 말리는 동안 책 위에 무거운 걸 얹어두어도 좋지요.

(혼자서 한 손으로 카메라 들고 찍다가 도저히 안되겠다, 하고 도움을 청했습니다 ^^;)
말리는 기간은 짧게는 2~3일, 두껍거나 습기 많은 잎사귀의 경우 4~5일 정도 걸립니다.

팁 하나, 나뭇잎처럼 납작한 게 아니라 모양이 입체적인 꽃일 경우,
책에 넣기 전에 손가락으로 평평하게 눌러서 모양을 잡아주면 더욱 좋아요.


잘 마른 잎사귀들을 모아보았습니다. 그냥 이렇게 모아놓고만 봐도 참 어여쁘지요 🙂

잎사귀들을 어떻게 배치할지, 붙이기 전 종이 위에다 잎사귀들을 올려놓고서 전체 모양을 잡아봅니다.

그런 다음 풀을 칠해서 붙입니다. 오래되어 표면이 건조해진 풀 말고, 문구용 딱풀로 살살 잎사귀 뒤에 풀을 칠합니다.

유난히 얇은 잎사귀는 풀칠하는 중 찢어져버리기도 합니다. 그럴 경우 붙일 자리, 종이 위에 살살 풀칠을 하고 잎사귀를 얹으면 됩니다.

손가락만으로도 가능합니다만 핀셋이 있으면 더 정확한 자리에 놓을 수 있어서 여러모로 편리해요.

완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