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온하고 희망찬, 행복한 다큐멘터리

 

휴스턴에서 사운드 트랙 녹음을 마치고 캘리포니아로 돌아오던 비행기 안에서, 저는 블로그에 올릴 글을 썼고, 패트릭은 녹음한 음악 파일들을 다듬어 영상에 넣는 작업을 마쳤습니다. 그렇게 돌아온 다음 날부터 다섯 차례에 걸친 임시 상영회를 열었습니다. 지난 9월 짧은 강연을 통해 만났던 산호세 주립대학의 사진 전공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두 번, 패트릭 주변의 가까운 친구들을 모아 또 한 번, 버클리에 있는 자연농 농부 크리스틴의 집에서, 마지막으로 가까운 가족 친지들을 초대하여 패트릭의 부모님 집에서 다큐를 함께 보면서, 설문지를 통해 피드백들을 모으고,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IMG_9727

지난 여름 한국에서의 작은 상영회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관점들로부터 각양각색의 의견들을 모으며 그동안 미처 살피지 못했던 미흡한 점들을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아울러 다큐에 대한 소감과 느낀 점들을 읽으며 깊은 감동과 뿌듯함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다큐를 보고난 후 평온한, 희망찬, 행복한 기분이 들었다고 적어주었습니다. 다큐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으로는 농부들의 행복한 모습,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 음악, 자연농의 철학 등등이 손꼽혔고, 다큐를 통해 새로이 알게 된 점으로는 ‘농사가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이해하게 됐다’, ‘자연과 연결되는 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느꼈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다음은 ‘이 다큐에 대해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이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들입니다.

– 우리는 이 지구를 비롯한 다른 존재들과 연결되어 있다.
– 컴퓨터를 끄고 자연 속에 머물고 싶다.
– 내 생활방식을 바꿔나가야겠다. 당장 아파트에 식물들을 키워야겠다.
– 세상 모든 사람들이 이 다큐 영화를 본다면 좋겠다.
– ‘먹을거리’가 그동안 내가 생각해왔던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러한 피드백들을 훑어보며, 저희가 이 다큐를 통해 전하려 하는 중요한 메시지가 다행히도 관객분들께 잘 전해졌구나, 하는 안도감을 느꼈습니다. 여전히 남은 과정들이 많지만, 이렇게 서서히 완성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뿌듯한 예감도 들었습니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서울과 제주, 대전 등 곳곳에서 맞이하게 될 이번 겨울은 최종 영상 편집, 배급 준비, 영화제 출품 등의 여러 작업들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어떻게 관객들을 만나게 될지에 대한 고민과 준비 작업도 이어질 예정입니다. 꾸준히 뉴스레터와 블로그를 통해 소식을 전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