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에 도착한지 딱 1주일이 지났습니다. 새 공간에 자리를 잡느라, 텃밭을 시작하느라, 토요일의 프로젝트 오프닝 행사를 준비하느라 내내 분주하게 지냈고 이제야 차분히 한숨을 돌려봅니다. 곳곳에서 지난 여름을 보냈던 대전 동구 대동을 떠올리게 하는 이곳 ‘기타카가야’에도 점점 더 정이 들어갑니다. 지난 1주일 동안의 여러 기록을 사진들과 함께 간략히 정리해봅니다.
도착한 첫날 저녁, 이 프로젝트의 시작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저희의 든든한 친구인 이쿠마사 하야시님과 카오리 츠지님, 그리고 함께 일하게 될 치시마 재단 분들과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이야기 나누는 틈틈이 저는 부지런히 손을 놀려서, 모두에게 컵받침을 하나씩 선물로 건넬 수 있었습니다.
이곳 오사카 남서부의 ‘기타카가야’ 지역은 큰 조선소와 공장들이 많은 공업지역이자 노동자들이 모여살던 낡은 동네입니다. 최근 들어 공장들이 대부분 문을 닫고 이전하면서 점점 더 동네가 비어가고 있는데, 이 지역 기반 기업에서 ‘치시마재단’을 세워 지역활성화를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저희의 ‘REAL-time-FOOD’ 프로젝트 역시 건강하고 활기찬 지역 커뮤니티를 마련하기 위한 목적으로 치시마재단에서 지원을 받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쭉 머물고 있는 ‘AIR Osaka’ 호스텔 역시, 치시마재단에서 오래된 여관을 구입 & 리모델링해서 예술가를 위한 게스트하우스로 연 뜻깊은 장소입니다. 지금은 예술가뿐만 아니라 일반 여행객들을 위한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도착 다음날 아침, 저희 프로젝트가 진행될 텃밭을 찾아갔습니다. 몇 년 전 치시마재단에서 처음으로 시작한 커뮤니티 텃밭입니다만, 지금은 더 넓고 쾌적하며 주방시설과 회의공간까지 있는 제2텃밭에 사람들이 주로 모이고, 이곳은 거의 방치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이 텅 빈 텃밭 자리에서 기념사진을 찍은 게 화요일 아침입니다, 그리고 다음날부터 열심히 텃밭 마련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밭 모양을 잡고, 근처 ‘홈센터'(각종 식물들 파는 곳을 이렇게 부릅니다)에 가서 사온 여러 작물들을 심었습니다. 실은 이곳 텃밭 담당하는 분께 지난 4월 미국에서부터 토종씨앗들을 보내서 모종으로 키워달라고 부탁했는데, 씨앗들이 긴 여행에 지쳤는지 거의 싹이 나지 않아서 아쉽게도 새로 모종을 구입해야 했습니다.
목요일 밤엔 더 필요한 작물들, 주변에 심을 꽃도 잔뜩 사왔습니다. 참고로 저 자전거 바구니에 실은 모종들이 무려 열다섯개가 넘습니다. 토마토, 가지, 오이 같은 채소들부터 메리골드, 베고니아 같은 꽃들까지, 알록달록 각기 다른 모습들에 보기만 해도 풍성해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토요일 아침 일찍부터 부지런히 밭에 가서 모종들을 옮겨 심었습니다. 아직도 빈 공간이 많지만, 얼추 완성된 텃밭 풍경입니다. 벌써부터 열매를 맺은 토마토와 고추들도 제법 됩니다.
토요일 저녁엔 제2텃밭 모임공간에서 프로젝트 시작을 알리고 저희의 지나온 작업들을 소개하며 두루 이야기 나누는 오프닝 이벤트가 열렸습니다. ‘REAL-time-FOOD’라는 제목대로, 먹을거리를 주제로 한 프로젝트이니만큼 오시는 분들께 지역, 친환경 채소들로 요리를 대접하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그리고 마크로비오틱 요리를 공부한 저희의 친구 카오리가 요리를 맡아주었습니다.
예술작품을 보는 것 같은 카오리의 마크로비오틱 요리는 맛도 놀라울 정도로 훌륭했습니다. 여기 쓰인 모든 재료들은 ‘전하는 사람’이라는 재미난 이름의 이동 채소가게 ‘つたえびと‘에서 구입한 로컬, 친환경 채소들입니다. (이 독특한 트럭 채소가게에 대한 이야기는 따로 자세히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사람들, 맛있는 음식과 즐거운 이야기들, 흥미로운 아이디어들로 한껏 풍성했던 시간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의 도움과 협조 덕분에 순조롭게 출발한 ‘REAL-time-FOOD’ 프로젝트, 꾸준히 소식들을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홍성농부 이연진입니다. 몇 번 전화를 드렸는데 안되더니 오사카에 계시군요^^ 저도 8월초에 가와구치 농장을 방문할 예정이라 오사카에 잠깐 들를 것 같습니다. 오늘 연락드린 이유는 최성현 선생님 연락처를 좀 알 수 있을까해서입니다. 작년에 실패한 방문 가능 여부를 다시 여쭤보려고 합니다. 그럼, 부탁 드립니다. 제 연락처는 mov1974@naver.com, 010-팔팔사오-1974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