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첫 상영회가 열린 오클랜드의 ‘PLACE for Sustainable Living‘는 이름 그대로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을 실천하며, 공유하기 위한 공간입니다. 널찍한 안뜰에는 작은 텃밭들이 구역별로 나뉘어 있고, 커다란 창고 같은 느낌의 모임공간은 재활용 가구들을 활용해서 아늑하고 편안하게 꾸며져 있습니다. 한켠에는 자전거 수리소가 있고, 정기적으로 워크샵이 열린다고 합니다. 보다 이롭고 건강하며 도움이 되는 삶을 꿈꾸는 이들이 모여 함께 활동하고 좋은 마음을 내는 곳, 그렇기에 저희 다큐와도 아주 잘 맞는 공간이었습니다.
다소 촉박하게 일정이 정해지는 바람에 널리 알리지 못했는데도,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찾아주셨습니다. 지난 봄부터 꾸준히 저희와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일본인 활동가 스즈키 에리님은 일본과 캘리포니아를 오가며 생태적, 문화적으로 두 곳을 연결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처음 이 공간을 추천하고 상영회를 마련하는데 큰 도움을 주기도 했습니다. 또한 에리님이 연결해준 특별한 인연으로 후사코님과 미노님이 있습니다. 30년 전 자연농의 창시자 후쿠오카 마사노부님이 캘리포니아를 방문했을 때 통역을 맡고 숙소를 제공했던 두 분은 저희 다큐에도 큰 관심을 보이며 반가워하셨습니다.
오클랜드의 ‘Casa de Paz(평화의 집)’의 친구들, 판쵸와 샘과 히로미가 찾아와주었고 다큐 내용에 기쁘게 공감해주었습니다. 작은 텃밭에서 키운 채소를 이웃과 나누고, 매일 2시간씩 명상모임을 열며 평화의 메시지를 널리 나누기 위해 힘쓰고 있는 ‘평화의 집’에 대해서는 별도의 글에서 더욱 자세히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매주 월요일마다 ‘침묵의 날’을 정해서 지키고 있는 샘과 판쵸는 말 대신 몸짓과 메모, 따뜻한 포옹으로 감상을 전해주었습니다. 특히 판쵸가 선물한 ‘지구 깃발’은 지구 위 모두가 하나로 이어져 있다는 자연농의 철학을 다시 되새겨보게 했습니다.
‘보이지 않는 숨은 원’이 자연에 존재하듯, 지구 위 우리 모두는 하나로 이어져 있다는 자연농의 메시지를 곳곳에서 확인할 때마다, 점점 더 단단한 확신을 얻곤 합니다. 올 봄 다시 한국에서, 이후 일본에서 꾸준히 이어질 상영회 여정이 더욱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