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 이야기’ 시리즈

새해를 맞이한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2월 중순이네요. 다큐 ‘자연농’은 한창 편집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담아온 인터뷰들을 어떤 틀에, 어떤 순서로, 얼만큼 담아낼지 차곡차곡 정리 중입니다. 저희 둘 다 다큐 만드는 일은 처음이다보니, 뭐가 뭔지 몰라 막막하거나, 어려움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다행인 건 혼자가 아니라 둘이라는 점, 게다가 도움을 주고, 지켜봐주고, 함께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입니다. 그렇게 조금씩 힘을 보태어가며 한 발짝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어제는 저희 다큐 팀의 애니메이션 인턴, 박희영님이 에딘버러에 도착했습니다. 여기서 몇 달 동안 함께 지내며 애니메이션 작업 및 편집 작업을 함께 할 예정입니다. 이제 정말 본격적인 시작이로구나, 하며 다시 마음을 다잡게 됩니다.

이렇게 꽤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지만, 틈틈이 다른 다큐들을 찾아보며 공부도 합니다. 선배들의 작업을 살펴보며, 우리는 어떻게 우리의 이야기들을 펼쳐낼지 배우고 익히려 합니다. 여기 소개하는 이 ‘물건 이야기’는 저희가 참 좋아하는 다큐 시리즈입니다. 여러 편이 있지만, 가장 흥미롭게 본 몇 편을 추려 간단한 소개와 함께 옮겨봅니다.

 

책 & 영상 – 물건 이야기  

‘물건 이야기’ 책의 프롤로그 제목은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 – 저희가 다큐에서 이야기하려는 내용과 일치합니다. 이 영상에서는 물건이 만들어지고 버려지기까지 ‘추출-생산-유통-소비-폐기’되는 단계들을 낱낱이 훑어봅니다. 다시 봐도 참 흥미롭고, 안타까우면서, 적극적으로 공감하게 되는 내용입니다. 설명은 간결해서 이해하기 쉽고,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강력합니다.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유명한 영상이지만, 혹시라도 못 보신 분이 있다면 꼭! 꼭! 시간을 내어서 보시길, 강력히 추천합니다. * 화면 오른쪽 아래 ‘CC’ 표시를 누르면 한국어 자막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영상 – 생수 이야기

초등학교 2학년 때였습니다.  물을 병에 담아 판다는 이야길 처음 듣고 ‘어째서?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하며 황당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석수, 삼다수 등등이 널리 퍼지게 된 후로도 ‘대체 물을 왜 돈주고 사먹나. 약수터 가서 떠오면 되고 수돗물 잘 끓여먹으면 되지’ 라고 생각하시는 부모님 덕분에 내내 판매용 생수와는 거리를 두고 지낼 수 있었습니다. 환경에 관심을 가지면서부터는 쓰레기가 발생하는 게 싫어서 꼭 필요한 때가 아니면 물을 사지 않았습니다. 이 영상을 보고나니, 정말로 어처구니없고 황당한 일이 이렇게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구나, 라는 걸 절실히 느낄 수 있었습다. 이중삼중으로 지구에 부담을 미치는, 아예 생겨나지 않았더라면 훨씬 더 좋았을 생수산업, 지하수를 무리하게 추출하면서 환경을 오염시키고, 페트병을 만들어내면서 자원을 낭비하고, 쓰고난 페트병 때문에 또 다시 환경이 오염되고, 이 모든 과정들 속에서 사람들은 더 많은 돈을 쓰게 되고 자본은 더 많은 이익을 얻습니다. 여러모로 겹겹이 불행한 결말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에 맞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늘 컵이나 물병을 들고 다니기, 되도록이며 생수를 비롯한 페트병 음료들을 사지 않기. 나아가 안전하고 깨끗한 수돗물을 확보하기 위해 요구하고 행동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영상 – 해결책 이야기 & 변화 이야기 

제일 흥미롭게 본 ‘해결책 이야기'(이건 아쉽게도 한글자막이 없네요), 그리고 ‘변화 이야기’, 둘 다 적극적으로 세상의 변화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해결책’에는 지금 이 경제체제가 목표로 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더 많이!!’가 아니라, ‘더 나은’ 세계를 위해 다시 조각조각 퍼즐을 맞춰가자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변화’ 영상의 중간, “나는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나옵니다. 정답은 놀라우리만큼 간단합니다. 세상을 바꾸는 일은 바로 여기, 지금 이곳에서부터, 그리고 혼자는 어려우니까 다같이 함께.

저희는 다큐 ‘자연농’이 이와 같은 세상을 바꿔나가는 움직임에 도움이 되길 꿈꿉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더 나은’ 세계를 위해 꿈꾸고 행동하며 나아가길, 차근차근 그 발걸음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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