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화로운 요리, 그리고 삶

이번 Real Time Food 프로젝트의 기획과 진행을 맡고 있는 카오리 츠지는 여러 방면으로 뛰어난 재주꾼입니다. 마크로비오틱 요리사이자 마사지 테라피스트, 영어-일어 통역사로 활동하면서 ‘사람을 돕고 치유하는 일’을 온 삶을 통해 펼쳐가고 있습니다. 지난 10/22일 열린 ‘메기지마의 맛’ 워크샵은 카오리가 진행하는 마크로비오틱 요리 강습을 기본으로, 메기지마만의 특별한 맛과 개성을 함께 찾아내고, 그 특징을 알리고 나누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이번 워크샵에는 일본 각지, 태국, 홍콩에서 온 다양한 연령층의 참가자들이 모였습니다. 첫 시작점은 Real Time Food 밭, 9월 초 농사를 시작해서 막 한 달 반째, 채소들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밭을 천천히 걸었습니다. 자연농 방식에 따라 어떠한 화학물질이나 비료의 투입 없이 온전히 자연의 힘으로만 자라고 있는 채소들의 온전한 힘을 만끽하면서, 자연스레 밭에 모여든 여러 생명들, 곤충과 벌레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어진 ‘감각 워크샵’에서는 소리와 냄새, 맛과 촉감 등 다양한 감각을 차례대로 경험하면서 메기지마의 자연을 더욱 세밀하게 느끼고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자리를 옮겨 ONI 카페&갤러리의 주방에서 요리 강습이 시작되었습니다. 음양의 조화를 기본으로 하는 마크로비오틱의 기초에 대한 강의 이후 본격적인 실습으로 들어갔습니다. 준비된 재료들은 대부분 메기지마와 카가와현에서 자란 농산물들로, 최대한 제철, 지역재료를 이용하고자 했습니다. 또한 가능한 한 껍질째 통으로 먹는 원칙을 비롯하여, 재료를 씻을 때도, 자를 때도, 각각의 과정마다 어떻게 해야 가장 바람직한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 참가자분들이 직접 요리를 하면서 차차 배워나갈 수 있도록 했습니다.

오후 내내 이어진 워크샵의 맨 마지막은 다함께 만든 요리를 신나게 맛보는 시간. 건강하고, 맛좋고, 의미있고, 아름다운 음식을 함께 먹으며 서로의 소감을 나눴습니다. 저희의 인턴으로 함께 3주간 지낸 태국인 예술가 풋의 어머니인 아핀씨는 막 정년을 맞아 퇴직한 전직 항공사 스튜어디스입니다. 늘 분주한 스케줄 때문에 평생을 요리와는 거리를 두고 지내왔지만, 앞으로는 좀 더 즐겁게 요리를 시도해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소감에 모두가 박수로 응답했습니다. 멀리 홋카이도에서 오신, 유일한 남성 참가자 토루씨는 요리에서도 삶 속에서도 조화를 추구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알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였다고 말했습니다.  도쿄 옆 시즈오카에서 오신 유코씨는 자신의 중심을 단단히 잡고, 주변과 조화를 이루며 동시에 자신답게 살아가는 삶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는 소감을 나누었습니다. 이처럼 단순히 요리뿐 아니라 보다 폭넓은 관점에서의 ‘조화’를 생각할 수 있었던 시간, 즐겁던 그 현장의 사진들을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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