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다큐멘터리는

Final Straw Documentary cast poster (FinalStraw.org | CC BY-SA)

 

이 다큐멘터리는 ‘조화와 공존, 상생’이라는 자연농에 담긴 지혜를, 한국과 일본, 미국의 자연농 농부들의 목소리를 통해 전달합니다.

자연을 개발의 수단으로만 여겨온 현대문명은 환경오염 및 자원고갈, 사회적·경제적 불평등과 갈등이라는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도시의 평범한 직장인으로 지친 삶을 힘겹게 이어가던 두 사람은 새로운 길을 찾고 싶었고, 그 여정에서 우연히 만난 자연농에 큰 감동을 받아 직장을 그만두고 다큐멘터리 제작에 뛰어들어 4년만에 이 작품을 완성했습니다.

땅을 갈지 않고, 풀과 벌레를 적으로 여기지 않으며, 비료나 농약을 쓰지 않고, 자연의 흐름과 생명력을 따르는 자연농은 농사방식인 동시에,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자 삶에 대한 태도입니다. 아울러 안전하고 맛좋은 먹을거리를 얻으면서 생태계를 더 건강하게 하고 병든 지구를 회복시키는 길이기도 합니다. 직접 논밭에서 자연농을 실천하는 농부가 되지 않더라도, 도시 안에서도 자연농에 담긴 지혜를 품고 더욱 자연에 가깝게,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다큐 속 농부들은 들려줍니다.

손으로 그려낸 애니메이션(박희영 작)을 시작으로, 빛나는 논밭의 풍경과 아름다운 멜로디, 생동감이 살아 있는 등장인물들의 흥미로운 이야기가 어우러진 64분의 상영시간은 그 자체로 평온한 휴식이 됩니다. 나아가 관객들 스스로 좋은 먹을거리와 삶의 터전, 더 나은 미래에 대한 성찰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합니다.

1950년대 처음 자연농을 창안한 일본의 농학자, 후쿠오카 마사노부의 책 ‘짚 한 오라기의 혁명’에 깊은 영감을 받아 시작한 이 다큐멘터리의 영어 제목은 ‘Final Straw’, ‘마지막 지푸라기’라는 뜻인 동시에 ‘변화가 무르익은 때, 마지막 결정타’라는 의미를 지닙니다. 현대문명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꼭 필요한 변화가 자연농으로부터, 자연과 더 가까이 더 조화롭게 이어짐으로부터 시작될 거라는 희망을 담은 제목입니다. 이 작품이 더욱 널리 퍼져나가, 작은 변화의 씨앗이 되어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길 기원합니다.

 

제작진

저희는 2011년 가을부터 다큐 ‘자연농’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서로를 알기 전, 각각 샌프란시스코와 서울에서 직장인으로 살아가고 있던 때부터 사회와 환경 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았습니다. 늘 쫓기듯 살아가는 도시의 삶에 대해, 점점 더 파괴되어 가는 환경에 대해 고민하며 다른 가능성을 찾고 싶어했습니다.

이런 공통분모들을 바탕으로, 처음 만났던 때부터 저희는 ‘보다 건강하고 행복하며 이로운 삶’에 관한 생각을 활발히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2011년 가을, 패트릭이 시작한 웹진 <Sociecity>에 싣기 위해 최성현님의 농장을 찾아갔습니다. 자연농을 몸소 실천해오고 계신 이야기를 들으며 깊이 공감했고, 이후 책과 자료를 찾아보면서 자연농에 담긴 지혜에 더욱 매료되었습니다. 이전부터 고민해왔던 수많은 사회적, 생태적 문제들의 해답이 자연농에 담겨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패트릭 라이든 (Patrick M. Lydon)Patrick Lydon on farm in Korea (photo: Suhee Kang)
패트릭은 자연과 사람의 관계를 탐구하는 생태예술가입니다. 사진, 영상, 설치미술, 글쓰기, 퍼프먼스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우리를 둘러싼 세상에 관한 생각을 전달합니다. 디자인과 사진을 전공한 후, 실리콘밸리의 IT업체에서 기술작가로 일하면서 캘리포니아 산호세 시의 시민예술위원으로 활동했고, 이후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더욱 이롭고 행복한 삶에 대한 관심을 키워나갔습니다. 스코틀랜드 에딘버러 대학의 ‘Art, Space and Nature’ 석사과정을 마쳤습니다. www.pmlydon.com & www.sociecity.org

강수희 (Suhee Kang)
Suhee Kang (photo: Patrick Lydon) 강수희는 자연의 지혜와 아름다움을 잘 배우고, 널리 나누기 위해 노력하는 지구시민입니다. 2017년부터는 ‘허벌리스트’ 과정을 배워서, 직접 허브를 가꾸고 다듬어 이롭게 쓰는 일에 더욱 힘을 쏟고 있습니다. 
환경책 전문 출판사와 시민단체에서 일하면서 생태, 농사, 환경문제에 쭉 귀를 기울여왔고, 경기도 양평 두물머리의 주말텃밭에서 농사를 지으며 좋은 벗들, 그리고 자연과 하나가 되는 아름다운 순간들을 만났습니다. 그 길 위에서 ‘자연농’을 알게 되어 다큐 제작으로까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suheekang.tistory.com & vertciel.blog.me

자연농이란?

1950년대 일본의 농학자 후쿠오카 마사노부가 ‘자연농’의 철학을 담은  ‘짚 한오라기의 혁명’이라는 책을 펴냈습니다. 이후 가와구치 요시카즈 등 많은 농부들에 의해 차차 일본뿐 아니라 전세계로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한 문장으로 자연농을 정의할 수 없고, 각자 생각하는 자연농이 모두 다릅니다만, 저희가 가장 주목한 자연농의 특징은 ‘자연의 지혜를 따르며, 다른 생명체들과 함께 공생하는 농사’라는 점입니다.

다음은 강원도 홍천에서 같은 날 찍은 사진들입니다. 땅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갈아 엎고 비료와 농약을 써서 재배한 기존 농업방식의 논, 그리고 땅을 갈지 않고 비료와 농약 없이 기른 자연농 논의 추수 직후 모습입니다.

Modern Farming v Natural Farming (CC BY-NC-SA, Patrick Lydon | The Final Straw)

오른쪽의 자연농 논은 기계 없이 사람 손으로 모내기와 추수를 했습니다. 벼가 베어진 자리에는 여전히 온갖 풀들과 생명들로 활기찹니다. 이렇듯 자연농 논과 밭은 균형을 이루고 있는 완전한 작은 생태계로, 일년 내내 생명들이 가득합니다.

반면에 기존 농업방식의 논에서는 오직 벼만 자랄 뿐, 다른 풀이나 생명들은 살아남지 못합니다. 잡초와 해충을 막으려 농약을 쓰고, 노동력과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대형 기계를 쓰면서 원래 있던 논의 생태계가 파괴되었습니다. 그래서 추수 후에는 생명이 살지 않는 황폐한 모습으로 변합니다.

이처럼 현대농업의 대량생산, 단일재배, 농약 및 화학비료 남용 등으로 인한 부작용은 자연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특히 토양오염 문제는 매우 심각합니다. 표토층 유실, 토양 생명력 감소, 땅 속 미생물 활동 저하, 심할 경우 토양의 사막화로까지 이어집니다.

* 자연농은 어떤 농사방식인가요?

자연농이 아직 널리 확산되지 않고 있는 원인 중 하나는, 정해진 ‘농사방식’이 없기 때문입니다. “대체 ‘농사방식’ 없이 농사를 짓는다는 게 가능합니까?” 라고 생각하실수도 있습니다. 저희도 처음 자연농을 알아가기 시작하던 때 같은 의문을 품었습니다. 물론 자연농에도 ‘농사방식’이라 볼 수 있는 몇 가지 원칙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농사방식’은 지역의 기후와 토양에 따라, 더불어 농부가 자연을 어떻게 이해하고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자연농은 건강한 먹을거리를 키우기 위해, 사람과 생명체들의 건강을 위해, 그리고 땅을 건강하게 유지해나가기 위해, 자연과 ‘함께’ 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자연농은 ‘농사방식’이라기보다는 ‘자연을 받아들이는 방식’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조화롭고 풍성한 자연 그대로의 상태에 이르기 위해, 어떤 놀라운 신기술이 필요한 게 아닙니다. 자연을 ‘제어’하고 ‘향상’ 시키려는 현재의 농법으로는 균형잡힌 생태 환경을 이룰 수 없습니다. 자연농에서는 ‘그저 자연을 되돌아보는 것’만으로도 답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와 같은 자연농의 철학은 보다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환경을 이룰 수 있는 쉽고 단순한 길을 보여줍니다.

* 자연농에 관한 보다 구체적인 정보가 필요하시다면, ‘관련 자료들’ 페이지을 참고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