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만나는 ‘농부의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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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와 소비자가 직접 만나는 ‘파머스 마켓(Farmer’s market)’, 농부의 시장이 미국에서 꾸준한 인기를 누리며 새로운 문화로 정착해가고 있습니다. 미국 농무부에서 처음 조사를 시작한 1994년에는 전국 1755곳에 불과했지만 2014년에는 8268곳으로 늘었습니다. 위 도표에서 매년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저희가 머물고 있는 이곳 캘리포니아 산호세 지역에서는 마치 우리나라의 오일장처럼 매주 다른 요일, 다른 장소에서 돌아가며 농부의 시장이 열립니다. 지난 일요일 저희가 다녀온 ‘로스 가토스 농부의 시장’은 휴일을 맞아 함께 나선 가족들이 많아 더욱 생동감이 넘쳤습니다.

미국 정부는 중소농을 지원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며, 국민들의 건강한 식생활을 돕기 위해 농부의 시장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농무부 홈페이지에 전국 농부의 시장 정보가 등록되어 있는데, 우편번호로 검색하면 그 지역 시장 목록과 함께, 정확한 위치와 가는 방법, 운영 시간까지 나올 정도로 체계적입니다. 나아가 저소득층을 위한 식품지원제도와도 연계하여 그 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고(관련 기사), 농부의 시장을 더욱 활성화시키기 위해 꾸준히 재원을 투입하고 주기적으로 방안을 모색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매년 8월 첫째 주에는 ‘National Farmers Market Week’를 마련하여 대대적인 행사가 열리기도 합니다. (관련 자료 http://farmersmarketcoalition.org/)

이와 같은 정부의 적극적 지원과 함께, 보다 안전하고 건강한 먹을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 역시 중요한 요인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농부의 시장을 통해 보다 신선하고 품질 좋은 유기농 농산물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데다, 직접 그 농산물을 기른 농부와 이야기를 나누며 신뢰를 쌓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농부의 시장을 이용하는 게 기존 슈퍼마켓 구매보다 훨씬 더 건강하고 이롭습니다. 마찬가지로 생산자 역시 유통에 들어가는 노력과 비용을 줄일 수 있으며, 소비자들과 유대감을 쌓아나가며 보람과 기쁨, 성취감을 얻게 됩니다. 나아가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농지를 보존하며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의 장기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WhyMarkets_August2013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농부의 시장에 대한 관심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2012년 처음 시작하여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마르쉐@‘을 비롯하여, 최근에는 각 지자체에서도 주도적으로 농산물 직거래 장터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도 ‘농산물 직거래 활성화’ 법안 제정을 준비하는 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농산물 최종가격 대비 40~45%에 이르는 과도한 유통비용과 그에 따른 불안정한 시세는 매년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곤 합니다. 이처럼 불필요한 유통과정을 걷어내고,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에게 보다 이롭고 건강한 ‘농부의 시장’이 더욱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성장하길,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더 널리 펼쳐나가길 기대해봅니다.

 

*  ‘농부의 시장을 이용해야 하는 10가지 이유’ (미국 농무부 홈페이지)

1. 신선한 제철음식은 맛과 영양에서 최고로 뛰어납니다.
2. 지역 농부들과 지역경제를 돕습니다.
3. 신선한 과일과 채소에는 항산화물질과 엽록소가 풍부합니다.
4. 아이들과 함께하기에 좋습니다.
5. 지역 공동체를 튼튼하게 만듭니다.
6. ‘MyPlate’ (농무부에서 권장하는 식단) 지침에 맞는 식품들을 구할 수 있습니다. 
7. 농부들로부터 직접 조리법을 얻을 수 있습니다.
8. 새로운 과일, 채소를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9. 일부 농부의 시장에서는 SNAP과 WIC (저소득층을 위한 식료품 지원제도)를 받습니다.
10. 찾기 쉽습니다.